제32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문학전집-[2021-시-대상]- 강성재  - "가죽"
제32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문학전집-[2021-시-대상]- 강성재 - "가죽"

'가죽'
 
강성재
 
 
당신의 이야기를 좀 복잡하게 만들 거야
 
몇 달째, 격리된 시간을 도망치느라 멀미가 좀 났어‘잠시’는 오감이 닫혀 있고
기차를 타고 파타고니아에 도착한 밤은 함부로 출렁거렸지
 
만질 수 없는 이 울컥한 느낌은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입맞춤이 거부당한 곳
문을 걸어 잠근 채, 
촘촘하고 질긴 어둠이 살기는 안성맞춤이지
 
내 이름은 어떤 재질의 합성일까
소, 양, 악어, 캥거루, 뱀,
더는 믿지 못할 말들이 쌓여
물씬 두들겨 맞고 수족을 버렸지
 
당신의 기억은 천성적으로 자비를 모르지
날렵한 가지 끝에 찢겨도 사소한 웃음을 흘리는
악의에 좀 더 귀 기울인 추종자였지
 
강직이 일어나기 전까지 나의 피가 도는 곳
겨울은 보이는 것의 성장을 붙들어 매다는 추
어느 순간 울음까지 탈색을 해야 충동의 표정에 도착할까
 
크롬*속에 통합되는 동물
나와의 이별에 친근한 가계(家計)를 내밀면 
더 가늘고 부들부들해지는 몸의 집
 

*가죽에 염료를 칠하는 빠르고 간편한 가죽의 가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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