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K리그에는 시도민구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리그1 파이널A에 진출해 5위를 차지한 대구FC 6위 강원FC가 시도민구단 열풍을 주도했다. K리그가 1~2부 리그 체제를 확립한 2013시즌 이후 한 시즌에 복수의 시도민구단이 상위리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는 올시즌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K리그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3위 경쟁을 펼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중상위권을 유지했고, 최종전에서 차기 시즌 ACL 진출권을 놓고 서울과 한판승부를 벌였지만 아쉽게 비기면서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창단 이후 첫 상위리그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우면서 한 단계 도약한 한 해를 보냈다. 대구는 에드가와 세징야라는 특급 브라질 공격수들을 앞세워 빠른 공수전환을 무기로 경쟁력 있는 축구를 보여줬다. 또한 김대원, 정태욱, 정승원 등 영건들이 올시즌 많은 출전 기회를 통해 한단계 성장하면서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구단으로 평가 받았다.

강원은 지난해 여름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 감독이 2년차를 맞으면서 팀 전력의 안정화가 가속화됐다. 무엇보다 후방에서 시작되는 정확하고 예리한 빌드업과 스리백에 측면 수비자원을 활용하는 공격적인 용병술은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그로 인해 강원의 독특한 팀컬러는 ‘병수볼’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김 감독은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김지현을 필두로 동아시안컵을 통해 첫 태극마크를 단 이영재 등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선수들의 잠재적인 능력을 끌어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성남의 분전도 눈에 띠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성남은 강등 1순위로 꼽혔다. 스쿼드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12개 구단 가운데 가장 뒤쳐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성남은 선수들의 장점을 살린 남기일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을 통해 꾸준하게 중위권을 유지하면서 조기에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성남은 비록 상위스플릿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막판까지 6위 경쟁을 벌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반면 제주의 몰락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최근 6시즌 연속 상위리그에 진출했던 제주는 강등과는 거리가 먼 구단이었다. 게다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도 모습을 자주 드러내면서 강호의 이미지를 차근차근 쌓아나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급작스럽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즌 개막 후 9경기 연속 무승의 여파로 감독교체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지난 5월 조성환 감독이 사퇴하고, 최윤겸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으면서 터닝포인트를 만드는가 싶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새 얼굴을 대거 보강했고, 윤빛가람과 안현범이 군 전역 이후 가세하면서 전력 업그레이드를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하락세가 멈추지 않았던 제주는 결국 최하위권 탈출이 실패하면서 37라운드 수원과의 홈경기 패배로 다이렉트 강등을 확정했다. 부산과 전남에 이어 3번째 기업구단의 2부 리그 강등이다. 제주 구단은 강등이 결정된 이후 대표이사, 코칭스태프, 선수단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내년시즌 1부 리그 승격에 온 힘을 쏟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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