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37)은 오는 12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휠체어테니스 국가대표 김명제(32·스포츠토토)에게 후원금을 전달한다. 오승환의 장애인 체육 후원은 이미 4년째다. 오승환은 김명제 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꿈나무 아카데미 선수들도 돕는다.

김명제는 KBO리그 우완투수 출신으로 단 한 번의 실수로 치명적 장애를 입었다. 경추 부상으로 양쪽다리와 양손의 신경을 다쳤다. 그러나 휠체어테니스 선수로 변신해 지난해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 게임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5년만의 쾌거였다.

그런데 올해들어 김명제의 오른손 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그는 80% 정도 신경 기능이 남아있는 왼손으로 라켓을 바꿔잡으며 새 도전에 나섰다. 오랜 고민끝에 다다른 결정이었다. 험난한 과정이 그 앞에 놓였다. 그러나 김명제는 자신의 왼손에 남은 선수 인생을 걸기로 했다.

 

그런 그에게 2005 KBO리그 입단동기 오승환의 꾸준한 응원은 큰 힘이 된다. 청소년 국가대표 시절 룸메이트였던 동갑내기 절친 최정(32.SK)의 응원도 고맙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야구계에서 김명제를 향한 후원은 더 있다.

올해 5월이었다. 김명제가 잠실구장을 오랜만에 찾았다. LG 차우찬, 유강남, 오지환, 채은성이 그를 반갑게 맞았다. 그 중 몇몇은 김명제의 불편한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강속구를 뿌리던 모습과 사고 후 모습은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날 LG 선수들은 김명제에게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을 전달했다. 당시 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즌이 한창이었고 그들은 “금액이 미미하다”며 굳이 세간에 알려지길 원치 않았다.

차우찬을 비롯한 LG 선수들은 김명제에게 큰 도움이 안된다며 오히려 미안해 했다. 그러나 후원의 두께는 중요하지 않다. 때로는 동료로, 경쟁자로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흘린 동료들의 따뜻한 손길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김명제는 “고맙다는 말 밖에 없다. 나한테까지 도움을 주고... 큰 힘이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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