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 방어동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동구청 ‘돌고래 씨름단’ 훈련장.
▲ 울산 동구 방어동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동구청 ‘돌고래 씨름단’ 훈련장.

 울산의 유일한 실업 씨름팀인 동구청돌고래 씨름단이 계륵(鷄肋) 신세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동구청은 해마다해체카드를 꺼내들고 있고, 울산시는 지역 씨름 명맥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기초자치단체 중 그나마 여력이 있는 울주군에 떠미는 분위기다. 정작 울주군 여론은싸늘하다. 비용 부담은 물론, 지역 저변이 거의 전무하고 홍보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 동구청돌고래 씨름단’ “더 이상 운영 못한다

8일 울산시와 구·군에 따르면 울산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장운동경기부(실업팀)는 울산시 소속 육상·자전거·역도·펜싱·카누 등 5개팀, 시체육회 소속 수영·복싱·레슬링·볼링·근대5·보디빌딩·검도 등 7개팀, 남구청 양궁·레슬링, 동구청 씨름, 북구청 사격, 울주군청 볼링 등 총 17개팀이다. 장애인 실업팀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배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동구청돌고래 씨름단은 손에 꼽힐 정도로 큰 실업팀에 속한다. 전체 실업팀의 한해 평균 운영비는 6~7억원 수준. ‘돌고래 씨름단 10억원대에 이른다. 이마저도 동구청 재정 악화로 예산이 줄어든 것으로, 한때 운영비는 18억원에 달했다. ‘돌고래 씨름단운영비는 조선업 불황으로 동구청 세수가 줄어들면서 △2016 137,000만원 △2017 132,000만원 △2018 101,000만원 △2019 10억원 등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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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선 구비 3억원, 시비 5억원으로 총 8억원이 편성돼 있지만, 시의 추가 지원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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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씨름단은 해마다해체 논란에 시달렸다. 선수 재계약감이 삭감됐고, 전체적인 예산이 줄어들면서 몸값이 높은 선수들이 씨름단을 떠났다. 조선업을 필두로 한 경기 호황을 등에 업고 동구청이 당초 3억원대에서 출발한돌고래 씨름단규모를 키운자업자득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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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동구청은 지난해 공식적으로 해체를 통보했다. 다만 지역 씨름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목을 앞세운 울산시가 예산지원 확대 등을 조건으로 동구청을 설득했고, ‘돌고래 씨름단은 올 연말까지연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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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은돌고래 씨름단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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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 관계자는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세수가 줄어들었고, 더이상 씨름단을 운영할 여력이 없다면서예전과 달리 1억원 상당의 선수 계약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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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지원도 넉넉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인데, 예산 절반이돌고래 씨름단에 투입되고 있다. ·군 직장운동경기부 지원 예산은 지난해 기준 104,000만원으로, 동구청이 5억원으로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남구와 북구는 각 22,000만원, 울주군은 1억원이다. 울산시의 올해 예산 총액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데, ‘돌고래 씨름단지원 예산을 확대할 경우 다른 구·군의 지원 축소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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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울주군 이전 논의”… 운영비·훈련장 등 부담
동구청의 재정난 속에서 울산시의 막대한 예산 지원은돌고래 씨름단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올 연말까지 벌어둔 시간 안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울산시와 동구청은 울주군청이돌고래 씨름단을 운영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역 기초자치단체 중 그나마 재정적으로 여력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역 씨름의 전통과 명맥을 잇는다는 명분을 챙기면서도, 울산시 지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울산시와 동구청, 울주군청이 관련 실무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울산시와 동구청의희망과 달리, 울주군청은 덥석돌고래 씨름단을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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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청은 이미 볼링팀과 장애인댄스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고, 올 한해 운영 예산은 126,400만원이다. ‘돌고래 씨름단을 유치할 경우 기존 두 실업팀과 맞먹는 예산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실업팀 운영비의 경우 대부분 인건비로 매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것도 무시하기 힘들다. 실제 울주군청 볼링팀과 장애인댄스스포츠팀 운영비는 지난해(118,600만원)보다7,800만원이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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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씨름단 훈련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것도 울주군청으로서는 부담이다. 동구청은 2005년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연습장과 숙소, 샤워실 등을 갖춘 훈련장 신축했고, 훈련장 유지·관리 비용으로 한해 2,7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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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 떠넘기기 안 돼”… 동구지역 기반 약화 우려도
비용적인 부담은 차치하고서라도, 울주군은 씨름 저변이 거의 전무한 점도 문제다.
현대중공업이 창단한 현대코끼리 씨름단, 동구청돌고래 씨름단등 울산지역 씨름의 전통은 동구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게 현실이다. 수십년간 이어진 씨름단과의 스킨십을 바탕으로 지역 학생 씨름부 등 저변이 탄탄한 동구와 달리 울주군은 연관성이 비교적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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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씨름부가 운영 중인 학교는 총 7곳으로 동구 양지초·방어진초·대송중, 중구 평산초·옥산초·무룡중, 남구 울산강남고 등이다. 울주군 학교에는 한곳도 없다. 자칫 기존 동구지역의 씨름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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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씨름단인수를 위해서는 군의회 승인도 필요한데, 지역 여론은 달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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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군의원은울주군과 씨름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고, 씨름팀 운영을 통해 울주군이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군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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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군의원도표면상 울주군 예산이 넉넉한 것처럼 보이지만, 면적이 넓고 하천이나 도로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예산도 적지 않다면서이미 운영하고 있는 실업팀이 있는데도, 다른 지자체가 힘들다고 해서 부담을 넘겨받을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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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월 창단한 돌고래씨름단은 현재 감독 1, 코치 1,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1명을 포함한 선수 10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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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돌고래 씨름단은 지난해 설날장사씨름대회와 음성장사씨름대회, 구례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장사와 한라장사를 배출하는 등 전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출처: 울산매일 주성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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