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골프장에 사람 몰리자 요금 줄줄이 인상

그린피 보통 20만원대 후반
카트피 12만원으로 올리고
캐디피도 13만원은 줘야
1인당 3~4만원씩 부담 늘어

"요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골프장으로 사람들이 엄청 몰리잖아요. 주말 좋은 시간에 부킹이 어려워진 것은 이해하는데 평일이나 주말, 회원제나 퍼블릭 골프장 모두 그린피·카트피·캐디피 할 것 없이 오르고 있어요. 점점 부담스러워지네요."

최근 강원권 한 골프장을 다녀온 이원정 씨(47)는 갈수록 라운드하는 비용이 늘고 있어 부담스러워진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알겠지만 매년 너무 오르니 이제는 부담스럽죠. 회원권을 살 수도 없고"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좀 좋은 곳에서 친다고 마음먹어서 1인당 그린피 26만원에 캐디피 13만원, 카트피 10만원을 냈으니 우리 팀(4명)에서만 127만원을 골프 비용으로 썼네요. 근처에서 간단하게 아침과 점심을 먹고 차량 유류비·톨게이트 비용까지 생각하면 150만원 정도 들었어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레저활동으로 골프 인기가 치솟고 있다.이른바 `코로나 골프 특수`다. 사람이 몰리자 자연스럽게 골프장들은 기본 골프 비용인 `그린피·카트피·캐디피`를 조금씩 인상하며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일단 회원제와 퍼블릭 골프장 그린피는 30만원을 넘나드는 형국이다. 이미 그린피 30만원을 돌파한 골프장도 있다. `명품 퍼블릭`을 표방한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장의 주말 비회원 그린피는 39만원, 주중 27만원이다. 현재 가장 비싼 그린피다. 또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세이지우드 홍천은 토요일 1부 그린피가 34만원이다. 물론 대부분 골프장 그린피가 아직은 30만원을 넘고 있지 않다. 그러나 20만원대 후반으로 인상한 골프장이 점차 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골프장 그린피` 자료를 보면 수도권 비회원 그린피는 평균 24만8000원, 퍼블릭 골프장 주말 그린피는 평균 20만9000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수도권 골프장은 2만~3만원씩 이상 인상됐다. 수도권 골프장 그린피 인상에는 회원제·대중제 차이가 없다. 20만원대 중반부터 후반으로 상승해 20만원대 초반 그린피는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가 됐다.

경기 용인권은 인기가 높은 레이크사이드 주말 회원제 코스 그린피가 25만7000원, 퍼블릭 코스는 25만원이다. 남서울CC는 최대 27만원, 해솔리아CC는 주말 23만원이다. 또 은화삼CC는 주말에 24만원이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한 오크밸리CC는 비회원 주말 그린피가 26만원에 달한다. 뉴서울CC 비회원 주말 그린피도 25만원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청라 베어즈베스트는 이미 지난해 그린피가 27만원에 달했고 대중제로 인기가 많은 오렌지 듄스 골프클럽도 주말 최대 24만원으로 그린피가 상승했다.

`골프 비용 상승`을 이끄는 것은 그린피뿐만이 아니다. 그린피와 함께 골퍼들이 꼭 내야 하는 `카트피`와 `캐디피`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온라인 골프부킹 서비스 XGOLF에 따르면 이 업체와 제휴한 전국 300여 개 골프장 중 카트피 10만원을 받는 곳은 26개소, 캐디피 13만원 골프장은 46개소다. 카트피 10만원에 캐디피 13만원인 곳은 21곳이나 됐다. `캐디피·그린피 합계 20만원`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최근 카트피를 12만원으로 올린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트`는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골프장이 더 많은 팀을 받고 운영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기 때문에 골퍼들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당 1400만원 안팎인 5인승 전동카트의 경우 골프장은 6개월도 안 돼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 이후 운영 기간만큼 골프장의 순수익이 된다.

캐디피를 `13만원`으로 올려받은 곳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사우스케이프, 은화삼CC, 뉴서울CC, 오크밸리CC, 레이크사이드, 자유CC 등 수도권이나 명문 골프장 대부분은 이미 캐디피를 13만원으로 올려받고 있다. 골프장 측도 캐디피 인상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한 골프장이 이만큼 더 준다고 하면 똑같이 올려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며 "캐디가 떠나거나 캐디피가 상대적으로 낮아 캐디의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면 골프장 이미지에도 약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디피는 앞으로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까지 있다. 정부가 캐디 등 특수고용직에 대해 내년부터 고용보험을 적용받도록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현금 장사`였던 캐디나 간접고용 형태였던 골프장 모두 비용 상승 요인이 된다. 캐디피 15만원 시대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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