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조 교수
건국대학교(교수)
학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 박사
수상
2007년 제3회 헤밍웨이문학상
경력
2007.05~ 미국소설학회 회장
2002~2004 건국대학교 부총장
2000~2002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학장

옥삼이가 쓴 김지하 이야기 출판 기념회 격려 발문(사진= 최봉혁 기자) )
옥삼이가 쓴 김지하 이야기 출판 기념회 격려 발문(사진= 최봉혁 기자) )

(서울=스포츠피플타임즈) 

- 옥삼이가 쓴 김지하 이야기 출판 기념회 격려 발문

김 유 조

뜻 깊은 ‘옥삼이가 쓰는 김지하 이야기’의 출판 기념회에서 몇 말씀 드리게 되어서 영광으로 생각 합니다.

학창으로는 중등학교의 한 해 후배이시고 문단으로는 소생이 창립회장을 맡았던 문학 동아리 경맥문학회의 일원인 一草 박삼옥 동문이 작년도 국제문예 가을호에 ‘옥삼이가 쓰는 김지하 그 비범한 삶’을 처음 연재할 때부터 비범한 내용에 경탄의 시선을 보냈던 바, 마침내 한권의 비범한 책으로 엮어져 나오니 다시 통독하며 큰 울림을 받았습니다.

경탄을 한 데에는 나름의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첫째로는 이 책의 구성, 저술의 짜임새였습니다. 두 사람의 일대기이자 동시에 두 사람이 사유한 깊은 의식의 저변을 하나의 책으로 묶은 탁월한 방법론의 소산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 자서전을 쓰시는 분들에게는 하나의 좋은 모델이라고도 하겠습니다. 다만 김지하 같은 비범한 존재를 옆에 두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드문 행운 같기도 하고 그런 인물을 유지 관리해 온 박삼옥의 고결한 품성의 승리라고도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신과 김지하에 대한 자료의 꼼꼼한 축적과 엄격한 관리 및 그 해석의 치밀 정확함입니다. 아울러 ‘가장 주관적인 것이 가장 객관적’이라는 명제를 여기에서 얻을 것 같습니다.

김지하는 이제 레전드, 즉 전설의 시공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러한 존재의 진면목은 객관화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옥삼이’라고 별명으로까지 허물없이 불리는 관계망 속에서 근접 클로즈업한 기록은 차라리 가장 객관적이라는 역설은 분명 존재합니다.

세 번째로는 문학 평론서로서의 이 책의 가치입니다. 대표적 예로는 김지하의 대표작 「오적」과 「타는 목마름」 등을 모두 전재하면서 이 작품들의 절대적 문학가치, 즉 풍자와 판소리의 전통성과 아울러 상대적 시대적 문학 가치를 예리하고도 명쾌하게 분석, 적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흔히 저항시인 으로만 각인된 김지하의 진정한 문학세계를 새롭게 규명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책의 뒷부분에서 잠시 언급한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격문이 갖는 의미성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습니다.

네 번째로는 구성에 있어서의 ‘기승전 생명주의’라는 틀이 빼어납니다. 이는 물론 김지하의 생애가 그러하기도 하지만 저자 박삼옥도 미리 서로 짜기라도 한 듯 서울 패럼림픽을 주도하는 등 장애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우리다가 마침내 경륜, 곧 자전거 문화운동을 펼치면서 인생의 후반에서 다시 생명사상을 토대로 하여 숙명적으로 조우하는 궤적을 이 책에서 담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시대는 지구 연대기적으로는 홀로세, 즉 충적세인데 최근 백년 사이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인류가 저지른 죄업으로 가히 묵시록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할 것입니다. 김지하와 박삼옥은 일생의 앞선 반생은 불의에 대한 저항의 몸짓으로, 후반 반생은 환경파괴, 생태황폐의 현상을 생명주의로 치유하려는 녹색문학의 글로벌한 경향성에 남보다 먼저 선구자처럼 앞장 서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형제나 친족도 아닌데 어쩌면 서로 DNA의 이중나선 모양처럼 말입니다.

‘제 6차 지구 대멸종시대’의 경보가 울리는 시대에 생명주의의 전도사들의 비범한 모습이 박삼옥이라는 훌륭한 문사의 거침없는 파도 같은 문필로 우리를 적시고 감싸주는 2023년 늦가을이 참으로 잊지 못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훌륭한 책을 내시느라 애써주신 국제문예 배용파 발행인, 온북스의 배준석 대표께도 감사하며 특별히 글쓰는 사람의 가족분들의 한없는 노고와 사랑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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