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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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 스포츠 피플 타임즈(Sports people times)
  • 승인 2020.12.1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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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산책, 저자 김연태(金年泰)

'절에 가서 머리빗을 팔아 오라'는 미션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중은 머리카락이 없으니 빗을 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분명 빗을 팔 수 있는 방도가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콜럼버스의 계란세우기'는 누구나 아는 유명한 발상의 전환에 관한 이야기이다. 평범한 책상 위에 계란을 모로 세울 수는 없었지만 대신 계란의 모서리를 깨뜨려서 세웠다고 한다. 논란이 많았지만 그는 모로 세우라는 전제만 있었지 깨뜨리지 말라는 전제는 없었다는데서 착안한 기발한 사고로 논란을 잠재웠다.

언젠가 내 지인이 바둑판을 만들며 선을 그리는 것을 본적이 있다. 바둑판은 19줄의 선을 그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자리에 테두리 선을 그린 후, 18로 나누어 선을 그려야 한다. 그러나 나눈 값은 소수 몇째 자리로 나오게 되어 등분한 폭을 자의 눈금대로 그리는 것은 계산도 복잡하고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걸 굳이 숫자로 나누지 않고 칸으로만 나누는 개념을 이용해서 쉽게 그리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다. 그 이후, 나는 그 동안 사로잡혀 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고를 자유롭게 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크다. 뛰기 전에 뛰는 이유와 방향, 목적 등을 충분히 생각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뛰면서 동시에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이는 뛰고 나서 왜 뛰었는지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새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혹시 망할지 모르니 갖고 있는 돈의 일부를 남겨두어 망한 뒤를 대비하자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있는 돈 전부를 투자하여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있는 돈에다 일부를 더 빌려서 전력질주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장단점은 차치하더라도 발상의 차이는 크다 할 것이다.

서커스에서 집채만 한 코끼리가 작은 말뚝에 묶이어 꼼짝 못하는 경우를 본다. 그 큰 덩치와 힘으로 보면 당연히 작은 말뚝으로 어떻게 코끼리를 통제할 수 있을까 싶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그 말뚝에 매어 있던 코끼리는 자신의 힘으로는 말뚝에서 벗어 날 수 없다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 어른 코끼리가 되어서도 말뚝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고정관념이다.

동토의 땅에서 에스키모들에게 냉장고를 파는 것과, 더운 중동지역에서 석유난로를 판다는 것은 통상적인 생각으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더운 지방인 인도에서 기온이 갑자기 영상 9도로 떨어졌을 떄 수십 명이 얼어 죽었듯이, 영상 40~50도 가까이 되는 열사의 중동 사람들은 영상 20도 정도만 되어도 난방을 해야 된다. 주변에 석유가 흔하다는 것을 착안하면 충분히 석유난로를 팔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것이 바로 역발상의 결과일 것이다.

유대인의 '율법서'인 탈무드에는 굴뚝 청소를 하러 굴뚝 안에 들어갔던 사람과, 밖에서 청소도구 등을 넣어주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일이 끝나고 두 사람이 굴뚝 밖에서 만났을 때, 누가 먼저 얼굴을 닦느냐'는 물음을 던진다. 답은 굴뚝에 들어갔던 사람의 얼굴에 검정이 묻은 것을 보고, 굴뚝 밖의 사람이 먼저 얼굴을 씻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벨기에에 사는 한 남자가 일주일에 두 번씩 자전거를 타고 독일 국경을 통과하였다. 그는 소지품으로 언제나 같은 여행 가방에 정확히 한번은 모래를, 한번은 톱밥을 넣어 가지고 다녔다. 세관원은 혹시나 밀수품이 숨겨져 있을까봐 매번 철저히 조사를 하였고 어떤 때는 가방을 거꾸로 쏟아보기까지 하였으나 끝내 밀수품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 그 벨기에 남자가 보이지 않은지 여러 해가 지나서 진상이 밝혀졌는데 그의 밀수품은 바로 자전거였다는 것이다.

신발을 만들어 파는 회사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신발을 팔아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영업직원들은 아프리카로 직접 날아가 현장을 관찰하고 돌아와 보고서를 썼다. 한 사람은 '그 사람들은 신발을 신지 않는 사람들이라서 신발을 팔 수 없다.'고 했고, 또 한 사람은 '이 사람들은 신발을 하나도 신고 있지 않으니 신발을 아주 많이 팔 수 있다.'는 완전히 상반된 보고를 했다고 한다.

목욕탕 안에서 부자를 골라 보라는 문제가 있다. 목욕탕 안에서는 모두 알몸이기에 옷이나 장신구를 보고 부자를 판단할 수 없겠지만 잘 보면 답이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부자는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물을 아껴 쓸 것이니 그 사람을 찾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1975년 당시, 대통령이 정주영 회장을 불렀다.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국가에서 건설공사를 할 의향이 있는지를 타진하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은 이미 다른 기업가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한 바 있고, 너무 더워서 일할 수 없다는 대답, 건설공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난 뒤였다. 그러나 대통령의 미션을 받고 한 달음에 중동에 다녀온 정 회장은 이렇게 보고했다.

"중동은 이 세상에서 건설공사를 하기에 제일 좋은 지역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비가 오지 않으니 1년 열두달 내내 공사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또?"

"건설에 필요한 모래, 자갈이 현장에 있으니 자재 조달이 쉽습니다."

"그러면 물은 어떻게 합니까?"

"그거야 어디서든 실어오면 되지요."

"그래요? 그럼 50도나 되는 더위는 어떻게 합니까?"

"낮에는 자고 밤에 시원해지면 그 때부터 일하면 됩니다."라는 대화가 오갔다는 이 일화 또한 발상의 자유를 통해 기회를 잡은 사례가 될 것이다.

이글의 처음에 던졌던 질문 '절에 가서 빗을 팔아오라'는 지시는 어떻게 과연 어떻게 풀었을까? 미션을 받은 직원 중 어떤 이는 절에 가서 중의 머리카락이 없는 것을 알고는 한 개도 팔지 못하고 돌아왔을 테고 누군가는 스님에게 사정을 하여 빗을 못팔면 회사에 돌아가 잘리니 제발 사달라는 사정을 하여 한개 쯤 팔았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절에 오는 손님에게 접근하여 열개 쯤 팔았을지도 모르겠다. 문제의 해법은 고객의 입장에서 그가 필요한 것을 해결해 주는 방법에 있을 것이다. 주지스님을 만나 시주가 많이 들어오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주지스님!, 스님과 같이 수양이 많이 되고 도가 높은 분이 이 빗에다 사인을 해서 찾아오는 불자들에게 나누어 주면 스님의 명성도 높아지고 시주도 엄청나게 많이 들어올 것입니다. 또한 저도 장사가 잘되어 큰 덕을 베풀어 주시는 것이 됩니다."라고 설득했다면 절에서 빗을 많이 팔 수 있지 않을까?

통상의 경우 자신이 경험하거나 인지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사고를 하게 되면, 그것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어 발상의 전환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유연한 사고가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방도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게 된다.

 

- 김연태(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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